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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야구

2019년 LG 정우영은 신인왕이 될수 있을까?

갑툭튀다. 2차 드래프트 2라운드에 LG트윈스가 픽한 고졸 신인 투수 정우영 이야기다. 2018년 깃털 보다 가벼웠던 LG트윈스 불펜에 새로이 등장한 정우영이 단단한 모습을 보이며 나날이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누군가 봄은 LG트윈스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올해만큼은 엘레발 안치고 자중하자고 다짐 또 다짐했겄만 이 사이드암 투수가 마음속 깊이 감춰뒀던 엘레발 엔진 스위치를 다시한번 온으로 돌려놨다. 엘지 우승!! ㅋㅋㅋ

이 새내기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에 벌써부터 많은 팬들과 언론들은 신인왕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제 4월이 끝났을 뿐인데.. 과연 봄 하면 LG인가.


일단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2019429일 기준. 정우영은 15경기 20.1이닝 출전, ERA 0.44 WHIP 0.64, OPS 0.400, WAR 1.13으로 각각 전체 불펜투수중 2, 1, 2, 2를 마크하며 많은 이들의 눈을 의심케 하고 있다.

우선 그의 주무기라고 할수 있는 싱커(투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우영은 이번 시즌 포심, 싱커(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총 4개의 구종을 구사하고 있다

그 중 전체 투구의 45.3%를 차지할 정도로 싱커를 많이 던지고 있는데(심지어 직구(36.7%)보다 많이던지다!) 그 구종가치는 5.7로 리그에서 2번째로 강력한 싱커를 던지고 있다. 덕분에 땅볼/뜬공 비율 역시 리그 전체 2위(5.79)로 타자들이 정타를 만들어 내는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정우영의 싱커

다음으로 선수가 본인의 공이 좋은 것을 잘알고 자신감 있게 공을 뿌린다는점이다. 분명히 가지고 있는공은 너무나도 좋은데 그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잊혀져간 투수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만큼 프로에게는 압박속에서 자신의 것을 잘 보여줄수 있는 배짱이 필요하고 지금까지의 정우영은 분명 그것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서울 고등학교 은사인 유정민 감독의 정우영에 대한 평가다

“내 제자 중에도 공은 정말 좋은데 정작 심장이 약해 프로에서 성공하지 못한 선수가 더러 있었다”면서 “정우영은 그렇지 않다. 공도 좋지만 마운드에서의 끼가 있다. 이런 성격은 지난해 강백호와 거의 같다. 프로에서 성공하려면 반드시 이런 게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감독이 말하는 끼는 기록에서도 확인할수 있다.  정우영의 9이닝당 볼넷은 1.33개로 전체 불펜 투수중 2번째로 적으며 타석당 투구수 역시 3.65개로 수준급이다. 신인투수들이 자주 범하는 도망가는 피칭 > 볼넷 자멸의 패턴을 정우영게선 찾아볼 수 없는것이다. 마치 10년 정도 프로판에서 경험을 쌓은 투수가 공을 던지듯 능숙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고 있다.

적어도 지금의 정우영은 어느팀에 가더라도 필승조에 들어갈만한 모습을 보이며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흔히 불펜투수들은 개인상 수상이 어렵다고 많이 이야기한다. 역대 수상내역은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먼저 알아보도록 하자.



36명의 수상자들중 투수는 17명이며 이중에서 불펜투수는 7명으로 전체 수상자의 19.4%를 차지하고 있다. 분명 어렵긴 하지만 불펜투수도 충분히 수상이 가능하다. 다만 마지막 불펜투수 수상자는 2009년 이용찬으로 9년간 배출되지 않고 있다.

신인왕은 수상기준의 특성상 보직뿐만아니라 얼마나 강력한 경쟁자가 있느냐도 중요한데 2003년 수상자 이동학(불펜)의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할수 있다. 당시 이동학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7경기, 77.1이닝, 83ERA 5.35라는 잘했다고 보기 힘든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할 경쟁자의 부재로 무주공산이 된 신인왕 자리를 손쉽게(?) 차지할수 있었다.




지금까지 신인왕을 수상한 불펜투수 7명중 이용찬을 제외한 6명이 70이닝 이상, 그중 5명은 100이닝 이상(05년 오승황 99이닝 포함)을 소화할만큼 혹사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강인함의 상징과도 같은 오승환도 혹사의 여파로 08~10년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부침을 겪었으며 임태훈도 데뷔후 3년간 300이닝에 가까운 혹사를 당하며 2010시즌에 폭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LG만 하더라도 02년의 이동현과 11년의 임찬규가 데뷔시즌 불펜자원으로 솔리드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혹사를 당하며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는 고난의 시간을 보낸다.. 둘이 자랑하던 속구도 자연스레 잃어버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신인왕 수상을 위해선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데 불펜투수에게 그것은 곧 희생(혹사)를 의미하는셈. 정우영도 올시즌 144경기 환산시 추정 이닝이 101이닝(현재 20.1이닝)으로 극심한 혹사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투수들은 아마추어시절 이미 혹사를 당했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할수 있다.(잘하는 선수는 계속 굴려야지!) 따라서 신인 투수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시대이기도 하다. 같은 논지로 일부 LG팬들은 정우영의 신인왕보다는 팀의 미래를 위해 구단차원의 투구관리를 더 바라는 눈치이다.


우영아.. 좋.. 아니 응원한다

선수의 건강문제가 발생할수 있는 상황임에도 정우영의 신인왕을 바라는 이유는 단한가지.. LG가 우승, 상이라는 단어와 너문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야구 팬이라면 모두다 알다 싶이 LG94년 이후에 팀 우승이 없으며 마지막 신인왕은 97년 이병규이다. 심지어 MVP는 아직 한번도 없다.. 필자는 우연히 02년 한국시리즈를 보다 절뚝이는 김재현과 고개 숙인 이상훈을 보고 감동하여 야구를 보게됐으니 단한번도 어떤 상을 받는걸 본적이 없다.(골든 글러브 몇 번쯤은 괜찮잖아?) 그래서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진듯한 이 보석의 첫번째 발광을 그저 한번 보고싶을 뿐이다. 제발 한번만 꼬옥

"돈츄의 Super Save"